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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지 않는 나라너나 없이 슬프고 화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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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4  09: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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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미루고, 안전은 깔보고, 양심은 속이고… 그 죗값을 우리의 가장 귀한 보물들로 치르고 말았습니다. 모두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마음을 다쳐버렸습니다.

타인의 일에 좀처럼 감정을 표출하지 않던 개인성향의 젊은 세대들까지도 슬픔에 동참하고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피해자와 같은 심정으로 만들었을까요?

태연하게 가장먼저 구조선에 오르는 선장과 선원들의 동영상을 확인하면서 한국인들은 잊고 지냈던 과거의 상처가 불현 듯 깨어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승객이 탈출에 성공해도 침몰시킨 책임을 지고 배와 함께 운명을 맞는 외국의 선장들을 책에서 배웠던 우리들에게 이 현실은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순식간에 세월호는 수장시키고, 대신 심연에 가라앉은 줄 알았던 그 상처가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두 세대가 지난 일이지만 그때도 시민들에게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는 공갈방송을 틀어놓고 잽싸게 도망치더니 피난민들의 목숨줄 한강다리를 폭파 해버린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당시도 피난길에 나서려다 라디오를 듣고 집으로 돌아간 시민들은 나중에 서울이 수복되고 위로를 받기는커녕 부역 했다고 다시 희생을 강요당하는 이중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공식발표를 못 믿는 나라가 되었고, 두 세대가 지나서야 겨우 상처를 잊어가는 듯 했는데 또 다시 그 같은 사고가 났습니다. 선장은 비상통로를 통해 안전하게 탈출하면서도 승객들에게는 ‘객실에 안전하게 기다리라’고 방송을 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판박이 입니까?

공자는 국가의 마지막 자산이 ‘신뢰’라고 했습니다. 국가를 지탱하는 3대 요소로 경제와 군대 그리고 신뢰를 꼽았지만 마지막으로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 당연히 신뢰라고 했습니다.

배에 탄 승객들은 선장에게 버림받고, 피해자 가족들은 국가의 부실한 구조에 또 한 번 상처 받고, 지켜본 시민들은 우리도 언제 이같이 버려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트라우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인 모두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역사 속 사건들에서 누구도 진정으로 책임을 진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지켜주는 것은 고사하고 수백만 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원흉도 처벌을 받기는커녕 천수를 누리다 국립현충원의 명당을 차지하고 편히 누워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지금은 ‘국부’라고 불리며 기념사업을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고창코리아 정만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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