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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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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3  15: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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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출판연대에서 주최하고 있는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 제3회 공모에 출품된 도서는 시, 소설, 어린이문학, 수필 등 문학과 음악, 방송, 습지, 성소수자, 음식, 해녀, 마을이야기 및 5.18수기 등 다양한 분야의 총 39종이었다. 이 상을 한국지역출판연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만큼 심사기준은 무엇보다도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린 저작물을 우선으로 하되 참신한 기획력과 건강한 대중성을 확보한 작품의 선정이었다. 모두 7명의 심사위원이 숙고를 거듭한 끝에 ‘해녀, 어머니의 또 다른 이름’ 등 총 15권이 1차적으로 추려졌다.

열악한 지역 출판 현실을 딛고 그 지역만이 담보해낼 수 있는 문학작품과 성소수자, 습지, 해녀 이야기 그리고 마을가꾸기 보고서 등 참신한 기획물이 많았다. 특히 영남대학교출판부에서 낸 ‘대구의 전통음악과 근대음악’은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한 전통음악과 음악인들을 한국 근대음악에 접목시킨 아주 묵직한 연구, 학술서여서 그 노고에 고개가 숙여졌다.

심사위원들은 1차로 추려진 15권을 교차로 읽으며 장시간 토론에 들어갔는데, 선정에 있어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것은 위의 학술서처럼 저자의 각고가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대중성에서 밀리는 점, 또 음식이나 생태 등 너무도 이슈화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은 참신한 기획력이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성소수자나 습지 등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등은 그 내용이 지역적 특성을 담보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의 중 차근차근 제외시키는 일이었다.

격론 끝에 최종적으로 선정된 작품은 대상 ‘도시의 얼굴들’(허정도, 知와you)과 공로상 ‘청정거러지라 둠비둠비 거러지라’(김정희, 한그루), ‘스무 살 도망자’(김담연, 전라도닷컴)였다. 대상작 ‘도시의 얼굴들’은 마산이라는 도시를 거쳐 간 왕, 문학인, 정치가, 운동가, 성직자 등의 행적을 통해 삶의 장소성과 도시재생의 스토리텔링 가능성을 담담하게 풀어낸 건축가의 도시이야기다. 특히 이 작품은 자료조사의 충실성을 확보한 유려한 글쓰기로 우리에게 서정적 도시기행을 가능케 하는데 있어 지역적 특성, 기획력, 대중성을 두루 갖춘 수작이어서 대상으로 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동시 그림책 ‘청정거러지라 둠비둠비 거러지라’는 동시작가가 제주어로 제주바다와 제주 살림살이를 주제로 한 동시를 쓰고 거기에 표준말로 다시 번역한 뒤, 미술가가 사라져가는 제주 생활문화상을 그림으로 그려낸 아주 멋드러진 책이다. 지역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데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스무 살 도망자’는 1980년 4월 대학신입생 신분으로 전남도청과 금남로 일대에서 시민군으로 활약하다 도망자가 된 사람의 수기다. 수기인 만큼 문학적, 미학적 표현이 거의 없는 아주 투박한 글이었는데, 바로 그 진솔성이 오히려 이야기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것이어서 막판에 선정됐다.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은 천명의 독자들이 나름의 성금을 내서 지역출판사와 저자들에게 소정의 상금을 주는 만큼 아주 독특하고, 매력적이고, 소중한 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독자들도 지역문화의 활성화와 지역출판사업의 면면한 분투에 대한 응원으로 흔쾌히 이 행사에 마음을 낼 것이다. 그러니만큼 이 상을 받은 분들과 지역출판사들은 보다 분발하여 중앙집권문화의 전제성과 획일성을 이겨내며 민중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형성된 지역문화를 지켜내고 톺아 내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믿는다.

심사위원: 고재종(글), 최낙진, 김종필, 송기역, 이창경, 권혁진, 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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