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은 유가족들이나 오는 곳 인줄 알았는데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좋은 공원이군요”

피톤치트향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이삼옥(53. 고창읍) 씨는 대전국립현충원의 늦가을 정취를 만끽 했다.

사단법인 일광정시해의사기념사업회(회장 오균호)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한 ‘일광답사단’ 프로그램이 지난 14일 개최됐다.

다문화 가족과 쉬엄쉬엄 걷기 멤버 등 35명의 참가자들은 고창읍 고창초 앞에 있는 일광기념관에 모여 일광 정시해 의사의 영정을 참배하면서 답사를 시작 했다.

일광 정시해 의사는 1906년 면암 최익현 의병대의 중군장으로 참전해 순창에서 순국한 애국지사다.

1994년 그를 추모하는 기념관이 건립됐고, 지난해 전면 개보수 하여 올해 재개관한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이다.

답사단은 정읍시 영원면 은선리에 있는 구파백정기의사 기념관으로 향했다. 백정기 의사는 1933년 중국에서 육삼정 의거를 감행하다 체포되어 이듬해 일본의 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투사다. 이웃에 있는 현충시설이지만 처음 방문한다는 고창인들이 많았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있는 국립현충원은 올해 9월 둘레길을 완성하여 대전시민들의 걷기 코스로 애용되는 새 명소가 된 곳이다. 답사단은 진한 소나무 향을 내뿜는 숲길을 걸으며 오른편 장병묘소의 참배객들의 모습을 보며 숙연함도 느꼈다. 둘레길 중간에서 6.25때 총탄이 퍼붓는 철로를 다니며 장병을 실어 나르던 ‘미카 열차’를 올라 구경하는 기회도 가졌다.

애국지사 제1묘역 307호에 모셔진 정시해 의사의 묘에 도착 했을 때 제복을 입은 의전단원이 트럼펫으로 진혼곡을 연주하여 참배를 도왔다. 말로만 듣던 한국의 순국선열 묘소를 참배한 다문화 가족의 어머니 한레이(43) 씨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아들 김강환(5) 군은 낯선 환경에도 확 트인 자연을 즐거워했다.

주변의 붉은 단풍과 오색단풍 나무 아래에서는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가을을 만끽했다.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둘레길을 돌며 국가원수 묘역의 풍수도 주의 깊게 살피고, 안장식이 거행되는 새 묘역도 보면서 8㎞의 구불구불한 둘레길을 모두 감상하고 버스에 올랐다.

오균호 회장은 “앞으로 일광기념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고창인들과 기념사업회 회원들에게 나라사랑과 민족애를 함양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고창코리아 편집팀